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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스웨덴보르그 - 영계에서 만난 역사상의 인물

천국정원사 2017. 7. 14. 11:42

 

 

 

 

 

 

 

 

스웨덴보르그 - 영계에서 만난 역사상의 인물

 

나는 영계에서 많은 역사상의 인물과, 세상에 있을 때에는 알지도 못했던 이방인들,즉 아시아 사람들과 만날 기회가 많았다.그리고 그들과 자유롭게 담화를 할 수가 있었다.인간 세계에서는 서로 말이 달라서 이야기를 나눌 수가 없었던 사람들과도 영계에서는 거리낌 없이 마음대로 이야기 할 수 있다.그 중에는 몇 시간에서 며칠에 걸쳐 이야기한 것 등 여러 가지가 있는데,특히 나에게 강렬한 인상을 준 몇 가지를 소개하기로 한다.

나는 어떤 영과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그 내용은 현대의 종교 관계자들이 영에 대해서 너무나도 인식이 부족하다는 이야기였다.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렇군 이제 당신의 말을 듣고 보니 현대의 교회의 관계자들은 고대 교회에서 볼 수 있었던 탁 트인 마음으로 대오각성한 사람이 없다는 것을 알았소.종교는 원래 아시아에서 일어나 점차 여러 나라로 전파되었으니 아시아에서는 아직도 깨달은 사람이 많을 것이오."

나도 영에 대한 것을 그에게 말해 주었다.그는 내가 한 이야기를 듣자 매우 기뻐하면서 “당신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영적인 뜻이 담겨 있소.어찌 현대의 종교 관계자들이 그 뜻을 알리요? 나에게는 석연치 않은 점이 많소.”하고 머리를 흔들어 가며 탄식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영계와 영에 대한 일을 인간 세계에 알려야 되겠소.이것 말고는 세상을 구할 길이 없소.”이야기하는 도중에 다른 영들이 끼어 들어 엉뚱한 소리를 주장하기도 했으나 그는 일체 개의치 않고 이렇게 말을 이었다.

“엉뚱한 말을 하는 영도 많지만 별로 이상히 여길 건 없소. 이들은 육체적 생애를 보내고 있었을 때에 학자나 종교 관계자들로부터 잘못 배워 그릇된 생각에 젖은 사람들이오. 인간 세계에 퍼지고 있는 그릇된 생각을 일소하지 않고서는 그들로 하여금 진리를 깨닫게 하기는 어려우며, 모든 현대의 학자와 종교관계자들은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또한 배움이 부족한 것이오.”

<역자 주>

 

스웨덴브로그는 그의 생전에 사람들에게 역사상의 어떤 인물과도 영계에서 자유롭게 교신할 수 있다고 공언(公言)했다.그리고 또 요구하는 대로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실지로 해 보였기 때문에,당시 온 유럽에서 불가사의한 인물이요,영매로서 유명했다.

나는 그의 말에 일일이 맞장구를 쳤으나 이상하게 여긴 것은 그의 말투에서 어딘가 모르게 아름다운 라틴아가 섞여 있음을 느꼈던 것이다.그 후의 대화에서도 로마의 시이져에 관한 일을 가끔 비쳤고 또 그는 자객 때문에 암살당했다고 밝혔다.나는 그의 생김새,언어,이야기의 내용 및 태도로 보아 그가 키케로(Cicero. B.C 106-43. 로마의 웅변가,정치가,철학자)였으리라 생각했다.

나는 이 밖에도 고대 사람들과 이야기한 적이 있다.내가 서 있는 곳에서 정면으로 멀리 떨어진 위치에 있었는데, 서로 얼굴을 마주 보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생각을 전달할 수 있었다.그들의 생각이 훌륭했던 것은 그들과 얼굴을 마주쳤을 때 그들의 머리 위에 나타난 아름다운 표상만으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표상들은 그들이 나에게 말하려는 뜻을 그들의 마음을 통해 시각으로 비치게 된 형태로 나타낸 것이기 때문이다.

나는 또 성질은 비록 이성적이라고 할 수는 없으나 순진한 이방인(<역자 주> 중세기에 있어서는 유럽인은 두 인종 기독교와 그 밖의 이방인으로 나누어 생각했다.)도 만난 적이 있다.기독교인은 아니지만 유럽의 신화에서 골라 슬픈 이야기를 들려주었더니 그는 비탄에 빠져 고통을 참을 길이 없는 표정으로 넋을 잃다시피 되었다. 그는 무지했지만 그 바탕은 순진했다.

나는 어느 날 멀리서 들려오는 합창 소리를 들었다.그 소리에는 암양(牡羊),기장떡,흑단(黑檀)의 비수 등이 보였다. 물론 마음의 눈으로 본 것이다.그와 비슷한 동시에 하늘에 떠있는 누각도 심안(心眼)을 통해 나타났다.이러한 표상으로 보아 합창의 주인공은 중국인이라고 깨달았다.

이윽고 그들이 가까이 오자 짐작했던 대로 일단의 중국인 영이었다.그들은 나를 보자 마음속에 약간 혐오감을 느낀 것 같았으며 나 자신도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그 혐오감은 그들이 인간 세계에 있었을 당시 그리스도 교도란 그들보다 착하지 않는 생활을 한다고 들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들과 중국에 관한 일과 아시아 지역의 여러 나라에 관한 일을 이모저모로 이야기했지만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한다.

이상으로 소개한 것 외에도 나는 영계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그 중에는 역사상 유명했던 사람이며 그의 행적과 인격을 알고 있던 나로서는 곧 그가 누구인가를 알 수 있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또한 내가 인간계에서 교제를 하였거나 얼굴을 잘 아는 사람들로서 영계에서 만난 예는 수천 건에 달할 정도로 많았다.

 

그들은 영계에 와서 얼굴이 달라진 자도 많았고 또 반대로 인간계에 있을 당시와 별로 변하지 않은 사람도 많았다.얼굴 모습이 변한 영들은 인간 세계에 있었을 때에 세상의 예의나 관습 혹은 이해타산이나 모략 따위로 자신의 이녁의 본심을 속이면서 거짓 탈을 쓰고 있었던 자들이다.

나는 영계에서 성운(星雲)의 단체라고 불리 우는 단체를 방문하여 태고적 사람의 영과 만난 적이 있다.이 단체는 영계 안에서도 아주 멀리 떨어져 있었고 다른 단체와 현저하게 다른 특징을 지니고 있었다.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이 단체의 영들은 인간이 인간으로 진화하는 중간 과정인 아득한 태고적 영이라는 점이다.

 

이 단체를 성운의 단체라고 부르는 이유는 영들의 영시력(靈視力)으로도 확실히 볼 수 없을 만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어서,아무리 바라보아도 하나의 구름처럼 공중에 떠있는 희미한 덩어리밖에는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단체의 중심령은 태고의 영들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영이며,전 영계를 통해서 가장 오래된 영이기 때문에 영계에 관한 것이라면 모든 일에 통달해 있고,특히 영계에서 일어난 과거의 일도 모조리 그의 기억 속에 새겨져 있는 것이다.게다가 이 영의 영적 능력의 우수성은 영계 안에 있는 모든 영들을 상대로 그가 원하기만 한다면 일시에 상념의 교류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 그는 성운의 단체에 있는 여러 영들과 담소하고 있었다.내가 찾아가자 둘러싼 여러 영들을 물러서게 하고 나를 곁으로 가까이 불렀다.그를 둘러싸고 있던 영들은 모두가 나를 환영하는 뜻으로 나에게 얼굴을 돌렸으나,그 얼굴에는 한결같이 깨끗한 마음씨와 순박한 표정이 나타나 있었으며,마치 동심이 그대로 얼굴이 되었을 것 같은 부드러움과 평화스러운 인상을 주었다.

“그대는 현대의 영이렸다.그렇다면 내가 영계에서 경험한 옛일을 이야기 해주지.”그는 내가 그에게 들어보고자 했던 일을 앞질러 짐작하고 말문을 열었다.그가 영계에 들어온 후의 몇 백만년 전부터의 일을 여러 가지 들려주었는데 그 중에서 두세 가지만 골라 적어보기로 한다.

어느 때---그것은 몇 백만년 전의 일이었는지,몇 십 만년전의 일이었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다고 했다.그는 그림자처럼 영계를 방황하는 몇 사람의 영을 본적이 있었다.이들의 몰골은 보통 영들과 달랐고.그렇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는 영이 몇 사람씩 무리를 지어 있다는 것이 그의 주의를 끌었다.그래서 그는 이 영들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그러자 그에게는 이 영들이 일시적으로 육체를 이탈하여 인간계를 떠났고,게다가 정령계에서도 얼마 있지 않고아마도 전혀 있지 않았다 해도 좋을 것이다.그저 정령계를 지나쳤을 뿐인 모습이었다고 그는 말했다.불쑥 영계에 들어온 자들이라는 것을 알았다.더구나 그들은 대홍수를 만나 죽을 영들임을 알았다.

과연 그의 눈은 정확했다.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 몇 백만이라는 인간의 영이 한꺼번에 영계로 쏟아져 들어왔던 것이다.이 영들 가운데에는 아직 인간계에 있었을 때의 일을 기억하고 있는 자가 있어 그에게 물어 보았다.그리하여 그들이 이집트의 나일강이 범람하여 밭과 집이 다 떠내려가 숨진 사람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그는 이렇게 말했다.

“처음으로 영계에 무리지어 나타난 영들은 특히 영적인 눈이 빨리 열린 자들이었다.그러므로 그들은 홍수로 인한 죽음에 앞서 미리 이를 예감하고 그들은 육체를 이탈해서 영계로 나타난 자들이다.”

그는 다시 이야기를 계속해서 인간계와 영계의 관계를 과거에는 황금시대,백은(白銀)시대,청동시대가 있었다고 말하고 현재는 철시대(鐵時代)로 들어갔다고 했다. “그 이상한 무리 영들처럼 일어난 현상은 근래에 와서 자취를 감추었다.이는 철시대이기 때문이다.황금 시대에는 물론이고 과거의 백은 시대만 해도 가끔 일어났던 일이었다...,... .”

황금시대니 백은시대니 하는 말을 처음 듣는 나로서는 그 뜻을 전혀 알 수 없었으나,그는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즉-----

과거 특히 태고의 인간이 아직 자연,그대로인 마음의 소유자였을 때는 그들의 마음은 우주의 일을 한결같이 곧은 마음으로 순수하게 받아들이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그러므로 태고의 인간들의 마음은 영계나 영의 일에 대해서 근래의 사람들 보다 훨씬 트여 있었다.

 

쉽게 말하자면 태고의 사람들은 영적인 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시대가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은 더욱 세속적인 일이나 물질적인 일,외면적인 지식과 학문 따위,즉 영들의 말을 빌리면 “정도가 낮은”일에 쏠리었고 그로 말미암아 영계의 일과는 점차 멀어지게 되었다.

영계와 인간계의 관계는 태고로 갈수록 긴밀한 것이었으나,시대의 경과에 따라 소연해지고 현재에 이르러선 전혀 관계가 없는 양 따로따로 떨어져 버렸다.그리고 인간들은 영이나 영계조차 깨닫지를 못하게 되었다.이런 영유로 해서 태고시대를 황금시대 그 다음을 백은시대,그리고 청동시대, 철시대라고 구분하여 부른다는 것이다.

 

이것은 영계에 새로 들어오는 영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면 시대의 흐름에 따라 영적인 각성의 정도가 뒤떨어져 그들이 영적인 각성을 터득하는 데 필요 이상의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도 알 수가 있다.

나는 그의 설명과 내가 앞서 설명한 키케로의 이야기에는 서로 공통되는 그 무엇이 있음을 깨달았다.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그 무리지은 영들은 인간 시절에 이미 영적으로 상당한 경지에까지 눈떴던 자들이며,따라서 그들 자신의 죽음을 미리 알았고 또한 죽기 전에 그 육체를 벗어나 영계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이다.       


 

 

              지하의 영계는 지옥

 

 

많은 영들이 어느 영의 둘레를 동그랗게 감싸고 앉아 있었다.나는 무슨 일인가 궁금하고 호기심에 끌려 가까이 가 보았다.그것은 원의 중심에 서 있는 한 영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광경이었다. 열심히 귀를 기울려 듣고 있는 영들의 모습으로 미루어 보아 그 이야기가 퍽 재미있는 내용이라 생각되며, 또 그들이 모두 흥분을 느끼고 있는 것을 알았다.

그의 이야기는 이러한 것이었다.

나는 그때 얼핏 사람(영)의 말소리를 들었다는 생각이 들어 잠에서 깨어나 멍청하게 주위를 돌아보았다.주위는 평소 때보다 꽤 어두웠는데,아직 잠에서 깨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려니 생각하고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그러나 잠시 후 눈을 비비고 보았으나 여전히 주위는 어두웠다.이미 그 무렵엔 잠도 말짱히 가시었을 때이므로 참으로 이상하다.어떻게 된 일인가 하고 문득 의심이 났다.

그러는 순간 나는 일찍이 보지 못했던 광경을 눈앞에 두고 심장이 멎을 정도로 놀랐다.희미한 한 줄기 빛으로 밝혀지고 있는 어둠 속에서 많은 영들이 마치 여러 영이 내 주위를 에워싸고 있듯이 둥글게 둘러싸고 있는 한 복판에 몸집 큰 한 영이 서서 무어라 큰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것만 이라면 그다지 놀라지는 않았을 것이다.

나를 놀라게 한 하나는 내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지하의 큰 동굴 속에 갇혀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과 그곳에 있는 영들의 얼굴 모습이나 몸짓이 그야말로 천차만별이어서 각각 다른 얼굴이었는데,한결같이 이야기에서 듣던 지옥의 흉악한 귀신을 생각게 하는 무시무시하고 기괴한 자들뿐이었다.지옥의 귀신이라면 옛 이야기에서나 듣는 것이라 생각했는데,이제 눈앞에 실지로 나타난 것이 아니겠는가?     

그들의 얼굴은 어떤 놈은 눈이 퀭하니 뚫려 해골처럼 어두운 구멍을 드러내고 있으며 볼에는 살이 없었다.또 어떤 놈은 기분 나쁜 이빨을 드려내고 희죽희죽 야비한 웃음을 띄고 있으며, 어떤 놈은 얼굴 한쪽이 달아나 버린 반쪽 얼굴을 하고 있었다. 또 짐승을 방불케 하는 얼굴이나 망령으로 밖에는 형용할 수 없는 모습을 가진 자 등, 갖가지 해괴망측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두려운 것이 한복판에서 떠들어대고 있는 영이었다.그는 키도 다른 영들보다 배나 되어 보이는 거인이었고,얼굴 전체를 뒤덮을 듯한 두 눈을 부라리었고 번뜩이면서 귀까지 찢어진 큰 입을 벌려 시뻘건 혀를 뱀처럼 널름거리며 외치고 있는 것이었다.

나의 놀라움과 두려움은 도저히 설명할 도리가 없을 정도였으나 배에 힘을 주고 이를 악물어 정신을 바짝 차려서 주위를 살펴보았다.그러나 역시 지하의 동굴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았다.단지 보통 동굴과 다른 것이,이 동굴은 얼마나 깊은지 그 안쪽의 깊이를 짐작조차 할 수가 없었다.어쩌면 무한한 깊이를 가진 것이 아니냐는 느낌이 왠지 모르게 나에게 확신을 주는 것 같았다.또한 그 아늑한 안쪽에 작은 검붉은 불빛이 희미하게 보였다.

원을 그린 영들의 한 가운데에 서서 외치고 있는 영은 연설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그는 대략 다음과 같은 말을 하고 있었다.이제야 너희들은 지옥계의 영이 된 것이다.너희들은 지옥계에서 영원한 삶을 누릴 행운아들이다.항상 지상에 있는 영들을 유혹해서 그들을 어두운 길로 이끌어 들이지 않으면 안된다.너희들은 그렇게 함으로써 더욱더 너희들 자신의 영원한 삶을 축복 받게 되는 것이다.너희들을 환영하는 뜻에서 나는 한 사람에 대하여 환영의 인사를 나눌 것이다.

이렇게 말하자 그는 괴기한 모습의 영들과 하나하나 기묘한 인사를 교환하기 시작했다.그 많은 영들과 인사가 끝나자 나를 향해 손가락을 가리키며 떠벌렸다. “너희들은 저것을 보아라.저것도 영이란 말이다.그의 모습이 아무리 추하게 보이더라도 놀라지 말라.저 영은 이제부터 너희들의 하인으로서 혹사를 당할 영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이번에는 나를 보고 외쳤다. “너는 이 둘레 안으로 나오라.우리는 너를 조사해 봐야겠다.”나의 공포와 굴욕은 더할 나위 없이 커졌다.그러나 마침 이 때였다.영계 전체를 뒤흔드는 듯한 땅울림이 일어나자 산이 무너져 큰 암석이 하늘에서 비오듯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내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실제로 산이 무너져 내려앉았고,큰 바위덩이가 산기슭을 요란스럽게 굴러 떨어지는 광경이 보였다.나는 두려움에 미친 듯이 소리쳤다. “나는 이제 끝장이다.나는 산에 깔려 꼼짝없이 죽는다!”

내가 다시 정신을 차렸을 때에는 이제 여러분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 이 영계로 돌아와 있었다.그 산사태는 산밑에 틀어박혀 살고 있는 흉악한 영들을 우리들 단체의 주령이 퇴치해 준 산사태였던 것이다.나는 참으로 위기일발의 위험 속에서 살아난 것이다.

여기까지 이야기하자 그는 그 순간의 무서웠던 생각이 되살아나는지 몸서리를 치며 말했다. “지금 너희들에게 이야기한 것은 내가 보았던 지옥계의 모습이었다.지옥계는 참으로 무섭고 불유쾌한 곳이다.너희들은 마음에 새겨 지옥계에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

이 영의 이야기는 나로서도 처음들은 지옥계의 실제 경험담이다.그 후 나는 영계의 경험을 쌓아 올림에 따라 지옥계에 관한 일도 자세히 알게 되었으나 다음 몇 항에 걸쳐 지옥계의 갖가지 상황을 적어 보려고 한다. 그리고 미리 양해를 얻을 것은 내가 앞으로 기록할 지옥계는 어디까지나 영계 속의 한 세계(그것은 추악한 세계지만)로서의 지옥계이며,종교에서 말하는 공포 분위기라든가 사람들을 선으로 이끌기 위한 방편으로 쓰이는 가공적인 지옥과는 전혀 다른 것이라는 점이다.

나는 정령계를 설명할 때,인간은 죽은 뒤의 영은 처음 정령계로 들어가 그곳에서 일정한 기간을 보낸 뒤 어떤 자는 영계로 어떤 자는 지옥계로 간다는 것을 약간 비쳤다.그러면 영계와 지옥계 그리고 정령계는 어떤 관계에 놓여있는가?


영의 세계는 지금 든 세 가지의 세계가 합쳐서 이루어 진 것이다.이 중에 정령계는 영의 세계에서는 중간 지대라고 할 수 있는 특별한 세계이며,영계와 지옥계는 각기 그 성질을 달리한 영들이 살고 있는 두 개의 다른 세계이다.영계,지옥계,정령계,인간계의 관계를 가령 그림으로 보아도 알 수 있듯이,정령계로부터는 영계로나 지옥계로도 통로가 있으나 영계와 지옥계 사이에는 이러한 통로가 없으며,두 세계는 일단 갈라져 있는 것이다.지옥계는 영계의 땅 밑에 있다.

현세에서 나쁜 짓을 하고 부도덕한 생애를 보낸 자는 죽은 후에 지옥으로 끌려가 그 곳에서 영원한 벌을 받는다.이것은 동양, 서양을 막론하고 온 세계의 종교에서 설교하는“지옥의 교훈”이므로 새삼스럽게 여기서 소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그러나 이는 종교상의 필요에 의해서 지어낸 이야기이며,전혀 근거가 없는 가공의 이야기라는 것이 나의 견해이다.

내가 말하는 지옥은 이것과는 전혀 다른 곳이며,더욱이 현세의 죄업을 청산하는 인과응보로 던져지는 지옥도 아니려니와,지옥에 살고 있다는 사탄(마귀의 대왕이나 흉악한 귀신 등)에 의해서 영원히 고통을 받는다는 그런 지옥도 아니다.내가 소개하려는 지옥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영계 안에 있는 하나의 세계로서 실제로 존재하는 지옥이기 때문이다.

인간이 죽은 후 정령이 된 자 중에서 어떤 자가 지옥으로 가는가를 한 마디로 말하자면,끝내 영으로서의 눈을 뜨지 못하고 영계의 존재가 보이지 않는 정령들이 가게 되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라고 해서 종교가 말하는 것처럼 현세에서 저지른 악덕 때문에 신의 심판으로 벌을 받기 위해 지옥으로 가는 것은 아니다.

 

그들은 오직 그들이 원하는바에 따라 스스로 지옥을 택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다만 이들 영의 세계에 눈뜨지 못한 정령들 가운데에는  확실히 현세에서 악업을 저지른 자도 포함되어 있으므로,이 점에서 본다면 결과적, 표현적으로는 종교의 교훈을 따른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실제의 이유는 종교에서 말하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지옥으로 가는 정령은 인간으로 있을 때,물질적인 욕망이나,색에 대한 욕망,속된 명예욕 또는 지배욕 등 인간의 외면적이며 표면적인 감각을 즐겁게 하는 일에만 마음을 쓰고 참다운 영적인 사항들은 극단적으로 경멸했던 자들이다.이들은 영적인 면에서 전혀 눈을 뜨지 못했던 까닭에 정령계로 들어와서도 역시 눈을 뜨지 못하는 자가 많다.따라서 정령이 된 뒤에도 그들의 마음은 태양의 빛이나 영류를 자기 내부에 흡수할 수가 없다.

그리고 아무리 정령계에 오래 머물러 있어도 영계의 태양 빛이나 열이 부여하는 행복이라든가,영적인 이성의 찬란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그 중간에 있는 지옥계의 불빛에 마음이 끌리어,심지어는 지옥계의 흉한 영들에게 친밀감을 느끼는 것이다.그 결과 그들은 자기의 희망에 따라서 자기 내부에 도사린 흉령적인 마음이 명(命)하는 대로 지옥계로 들어가게 된다.이것은 인간계에서 말하는 유유상종이라고나 할까,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이는 현상과 꼭 같은 것이다.

지옥계의 흉한 영들은 영계의 빛이나 영류로 인한 영으로서의 희열과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대신에 자기의 욕망을 만족시키는 것을 기뻐한다.이러한 욕망들은 다른 흉령들을 지배하거나 다른 영에게 악덕을 행하거나 혹은 다른 영으로부터 칭찬을 받고 싶다는 따위의 외면적이고 물질적인 저속한 욕망에 지나지 않지만,이러한 저급한 욕망을 만족시킨다는 것이 그들에게 기쁨이 되는 것이다.그래서 그들은 이러한 것을 “빛”으로 삼고 영원한 삶을 보내게 된다.

영계의 영은 자기들의 생명의 근원과 행복의 원천도 모두 태양에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그래서 그들은 자기 자신이 주인이 아니라 사실은 태양이야말로 주인이며,이 태양이 영계의 구석구석까지 비치어 다스리고 있는 영계의 질서에 따라서 삶을 영위한 것이 가장 올바른 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와는 반대로 지옥계의 영들은 영적 생명의 근원이 그들 자신의 욕망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이 욕망만이 오직 그들의 빛이 된다.따라서 그들의 주인은 다름 아닌 자기 자신이며,다른 어떠한 주인도 인정하려 않으려고 한다. 지옥계가 투쟁의 수라장이며 고통과 더러움에 가득 찬 곳이 될 수밖에 없는 것도 그들 하나하나가 자신이 최상의 주인이라고 생각하는데서 기인한 것이다.

종교계에서는 지옥계의 형벌을 신이 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지만,이것 역시 전혀 틀린 이야기이다.지옥계의 벌이란 그 곳에 살고 있는 흉령들 자신이 그 성질 때문에 스스로 불러  들이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그들은 항상 다른 영을 지배하고 이를 학대하며 이들을 희생시킴으로써 자기의 기쁨으로 삼는다.그러므로 그들의 세계에서는 질서가 없고, 있는 것은 오직 추악한 자기집착에서 빚어지는 대립뿐이다.

거기다가 그들의 악의 처절상은 법률이나 사회의 평판,상호간의 이해타산 등 인간계에 있었을 때의 여러 가지 속박에서 벗어났기 때문에,더욱 적나라하고 무시무시한 악을 거리낌 없이 발휘하여 내어 뿜는다.

얼굴이 반쯤 달아난 흉령,해골처럼 눈두덩만 삐끔하게 뚫린 흉령,. 등 기괴한 얼굴 생김새는 그들이 본래 지니고 있던 악의 정체를 영이 된 뒤로부터는 숨김없이 노출 시켰다는 하나의 징표이다.그들이 아무리 흉하다 할지라도 인간이었을 때에는 그토록 외면적인 용도가 흉측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흉령들이 영계의 태양 빛을 거부하고 있음은 그처럼 기괴한 몰골을 밝은 빛에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영계의 태양 빛이 그들에게는 눈부시어 견디지 못한다는 두 가지 이유에서이다.나는 단 한 번 지옥으로 가는 정령을 따라 지옥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여기에서는 그 때보았던 지옥의 양상을 자세히 말하기로 한다.

나는 어두운 땅굴 같은 통로를 따라서  지옥으로 들어갔다.통로를 얼마나 들어갔는지 알 수 없으나,이윽고 길은 비스듬히 꺽이고 밑으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 층계는20-30계단을 셀 수 있을 정도만 보일 뿐, 그 앞은 끝없이 아래를 향해 뻗쳐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느낌을 주어 지금도 기억에 생생하다.나는 두려운 마음을 금할 수 없었지만 한 계단 한 계단을 조심스럽게 내려갔다.주위는 어두움에 쌓여 있었는데,아주 희미한 빛이 언저리를 비춰주고 있었다.그 빛이 어디에서 비치고 있는 것인지 알 길이 없었다.

한참동안 계단을 내려가자 똑같은 몇 개인가의 계단으로 갈라져 있었다.나는 그 중의 한 계단을 골라서 다시 내려갔다. 얼마동안 내려갔을 때, 시커먼 안개 속에 휩싸이고 말았다.그러나 잠시 후 안개 속에서 눈이 익숙해지자 먼 곳에 붉은 색깔을 띤 작은 빛이 보였다.그리고 그 시커먼 안개 밑에는 땅이 보인 듯 했다.나는 땅에 내려서기 위해 층계를 밟아 내려갔다.그러나 그곳은 계단의 층계참(層階站)처럼 조금 넓직한 장소였다.여기에 서서 주위를 살펴보았다.빛이라고는 오직 아까 보았던 희미한 불빛뿐이었다.

희미한 불빛,그것은 흡사 영계의 태양처럼 무한한 저쪽에 있었는데 밝기와 빛깔은 달랐다.이 희미한 불빛은 의지해서 살펴본 결과 층계참이라고 생각했던 것은 실은 그게 아니라 넓고 넓은 세계의 입구라는 것을 알았다.눈이 어둠에 익숙해짐에 따라 차차 그곳에 펼쳐진 세계가 영계와도 같은 광대무변한 넓은 세계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 곳에도 역시 영계에서처럼 많은 영이 영원한 삶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다.

다만 이 영들의 모습,형상,얼굴,생김새는 앞서 말한 것처럼 너나 할 것 없이 추하기 짝이 없어 도저히 같은 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어떤 자는 얼굴이 검고 추하며, 또 어떤 자는 얼굴에 온통 더러운 곰보자국이 나있고,어떤 자는 무서운 이빨을 들이 내고 있었다.이 세계에서도 역시 영들의 집과 마을 그리고 나무 등..영계에 있는 것은 전부 있는 것 같았으나,이것 역시 눈뜨고 바라볼 수 없을 정도로 기괴한 모습을 한데다가 이 세계를 뒤덮고 있는 악취는 코를 찌를 듯이 풍겨오고 있었다.

나는 이 이상한 세계를 희미한 불빛 한 가닥에 의지해서 그 쪽으로 걸어갔다.걸어가면서 보아도 이 세계의 모습은 하나같이 기분 나쁜 것이었다.어느 거리인지 꺽이는 곳에 다다르자 느닷없이 하나의 영이 뛰쳐나왔다.그는 무엇인지 알아듣지도 못할 말을 큰 소리로 떠들어 대고 있었다.그러자 그를 쫓아온 듯 다른 흉령이 뛰어 나와서 역시 같은 소리를 지르며 악을 썼다.놀란 내가 멍하니 보고 있을 틈도 없이 이번에는 이 골목 저 골목에서 한결같이 추하고 괴상한 얼굴의 흉령(凶靈)들이 몇 백 몇 천 명이 모여들었다.

그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추악한 얼굴을 더한층 추하게 일그러트리고 큰소리로 무엇인가를 외치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물론 나로서는 그들의 떠벌리는 말뜻을 알 까닭이 없었다.그러나 그들의 말속에는 노여움과 미움과 복수의 집념과 거짓이 깔려 있었고,그 말투도 차마 듣고 견딜 수 없는 것이어서 온몸이 얼어붙은 것처럼 빳빳해졌다.

그러나 이어서 벌어진 사건은 나로 하여금 한층 더 견딜 수 없는 지경으로 몰아넣었다.그들 전원이 제일 먼저 길모퉁이에서 뛰어 나왔던 흉령에게로 덤벼들었다.어떤 자는 그를 구타하고, 어떤 자는 돌을 던지고,어떤 자는 밀어붙이고,심지어는 눈이나 이 사이에 막대기나 손가락을 쑤셔 넣어 못살게 구는 자도 있었다.고통에 못 이겨 내지르는 그의 비명소리와 그 괴로운 표정은 나에게 심장을 도려내는 듯한 아픔을 주었다.그러나 그 수많은 흉령들은 그가 비명을 지를 때마다 신이 난다는 듯이 더욱더 잔악한 행위에 박차를 가하는 것이었다.

나는 너무나도 끔찍한 참상에 눈을 가리고 그 곳을 벗어나 또 다른 조그마한 불빛을 향해 걸어갔다.그러나 얼마가지 않아서 그 곳에서도 역시 앞서와 같은 사건이 일어나고 있었다.나는 침착하게 이 세계 전체를 흝어 보았다. 그리하여 내가 발견한 것은 이 광대한 세계 도처에서 같은 사건이 몇 천,몇 만이나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나는 이것이 바로 지옥의 업보(業報)요,고통이라는 것을 이 때 비로소 깨달았다.

다시 얼마동안 걸어가던 나는 또 계단이 있는 곳에 다달았다.이 추악한 세계에서 견디기 어려운 충격을 받은 나는 이 곳을 빨리 빠져나가려고 급히 걸음을 재촉하여 층계를 내려갔다.그런데 거기에서 목격한 것은 아까 보던 세계보다도 더 한층 추악하고 기괴한 세계여서 나는 지쳐 쓰러질 지경에 이르렀다.흉령들의 얼굴,몰골,외형이 더욱 추하고 무서웠으며,눈으로 볼 수 있는 모든 것이 마치 호응이라도 하듯이 아까 본 세계보다도 더욱 괴상하고 추하였으며 코를 찌르는 악취마저도 더욱 심한 곳이었다.

나는 이 추악한 세계로부터 어디를 어떻게 해서 빠져 나왔는지 알 수가 없다.그러나 이 세계에서 본 것을 좀더 소개하고,지옥의 세계가 어떤 것인가를 간단히 추려서 설명하기로 한다.

지옥의 세계도 영계와 마찬가지로 세 개의 세계로 나뉘어 있다.그리고 이 세 개의 세계는 위에서 굽어보면 밑바닥이 없는 늪처럼 시커먼 안개 속에 펼쳐 있으며,밑으로 내려 갈수록 흉악한 영이 사는 무서운 세계가 된다.그러므로 가장 밑바닥에 있는 세계는 그야말로 종교에서 말하는 것처럼 가공할 지옥과 비슷한 공포에 싸인 곳이라 해도 좋을 것이다.

한 마디로 지옥이라고 하지만,거기에는 하나도 같은 것이 없다.지옥의 세계는 천차만별의 차이점을 가졌고,공통점이라고 한다면 그 어느 세계나 추악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과 흉악한 영들이 살고 있다는 것,그리고 항상 증오, 경멸,보복 따위의 분위기와 싸움으로 가득 차 있다는 점이다.   

내가 본 바로는 지옥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어떤 지옥에서는 쓰레기와 분뇨들만이 있었고,또 음탕한 방만 있는 지옥도 있었으며,화재를 만나 타다 남은 폐허와도 같은 인상을 주는 지옥도 있었다.무섭게 보이는 우거진 숲 같은 지옥에서는 흉령들이 맹수처럼 숲 속을 방황하고 있기도 했다.

또한 지옥의 흉령들에게는 공통된 특징이 있었다. 그것은 그들이 아무리 흉악스럽고, 흉악한 행동을 자행한다고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생기를 잃고 마치 시체에서 느끼는 것처럼 “죽음”의 인상을 강하게 풍겨주는 점이다.이것은 영계의 참다운 근원인 영계의 태양과 연관을 갖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말해둘 일이 있다.그것은 지옥계에서 본 희미한 빛의 정체인데 이 빛은 실은 인간계,즉 자연계 태양의 빛이었다.아직도 물질계에 대한 욕망이나 집념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흉령인지라 물질계의 태양 빛과 연관을 갖고 살아가려는 태도를 죽은지 몇 만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다.그러나 이 세상의 태양이 영의 세계에서는 빛도 힘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자연계의 태양뿐임을 알 수 있다.영계에서는 이 관계는 정반대로 되어 있다.

나는 여기서 역학에 관한 이야기를 하기로 한다.A와 B의 두 힘의 크기는 같고 힘의 방향이 정반대라고 하자.이 때의 두 힘은 각자의 힘으로써 존재하고 있지만,두 힘을 중앙에서 하나로 이어 버린다고 하면 결과는 제로가 되어 아무런 힘도 작용하고 있지 않는 것과 같게 된다.

이것이 즉 힘의 평형인 것이다.이 때 중간에 C라고 하는 힘을 개입시킨다고 하자.그렇게 되면 C라고 하는 힘이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그 C의 힘의 크기와 방향이 A, B, C 전체의 힘의 크기와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즉 A, B가 아무리 C에 비해서 그 힘이 크다 할 지라도 “결정권”을 갖게 되는 것은C이며,여기서 C는 자유의사를 작용시킬 수 있는 여지를 지니게 된다.

그러면 본론으로 들어가기로 한다.

지옥계에서 영계을 보면,영계의 태양과 지옥계 사이에는 항상 일종의 시커먼 구름이 떠 있다.이 검은 구름이 영계의 태양 빛과 영류가 지옥으로 뻗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이 검은 구름의 정체는 실은 지옥의 흉령들이 지닌 상념이 모여서 만들어진 것이다.그러므로 지옥계에 살고 있는 영의 작은 단체 위에 뒤덮여 있는 검은 구름은 그 단체를 덮을 만큼 큰 것이며,또 큰 단체 위에 덮여있는 검은 구름 역시 그 단체의 크기만큼 큰 것이다.

이에 대해서 영계에 있는 태양 빛과 영류는 항상 검은 구름을 모아 흩어지게 하고 빛과 영류를 지옥계까지도 작용하게 한다.여기서는 언제나 이와 같은 투쟁이 되풀이되고 있는 셈이다.때로 영계의 태양의 힘이 우세할 경우는 빛과 영류가 지옥계에 도달하여 흉령들로 하여금 죽음의 고통을 맛보게 한다.흉령들은 이 고통에서 빠져 나오기 위해 검은 구름의 힘을 강하게 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다른 곳으로 이동하게 된다.

영계의 땅이 표면에서 특히 산이나 바위가 있는 곳,초원의 웅덩이와 같은 여기저기 그늘진 부분에서 볼 수 있는 그 갈라진 틈에는 기괴한 모양의 동굴 입구처럼 생긴 것이 있다.어떤 곳은 진흙의 진창 같기도 하고 썩은 물처럼 보이기도 하며 또는 소용돌이 같기도 하여 제각기 다른데,이런 곳에서는 때때로 이상한 냄새를 풍기는 연기나 불길이 솟아오른다.이것은 그 밑에 있는 지옥계가 영계를 침식하려고 덤비는 모습인 것이다.이에 대항하여 영계는 산사태를 일으키기도 하고 바위를 굴러 떨어뜨려서 이를 막아버린다.

영계의 상, 중, 하의 세 세계가 있는 것처럼 지옥계에도 세 개의 세계가 그 흉폭성을 달리한 체로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영계와 지옥계의 힘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이처럼 영계와 지옥계는 평행을 유지한 속에서 함께 존재하고 있다.이 평행이 무너져서 영계가 없어진다면 지옥계가 존재하지 못한다.반대로 지옥계가 없으면 영계도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이것이 바로 평형의 원칙인 것이다.

또 각기 다른 이 두 개의 세계가 평행을 유지하고 있는 한,인간의 사후(死後)의 첫 관문인 정령계에 있는 정령들에게 자유가 보장되는 것이다.정령의 자유는 결국 인간의 자유와 같은 것이므로 인간의 자유도 이러한 형태로 보증 받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된다.인간은 내가 앞에서 말한 역학의 예에서 작은 힘 “C"에 해당된다.인간이 그 마음에 따라서 A, B 어느 쪽으로 방향을 선택하든지 그것은 자유이다.

영계에 사는 영들이 생기에 넘치고 영적 이성에 마음이 열려 있는데 비해,지옥계의 흉령들은 죽음의 그림자를 풍기고 있는 것도 두 세계의 평형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다만 여기에서 덧붙여 말해 둘 것이 있다.영계에서 영들에게 참다운 생명과 이성과 행복을 주는 근원은 영계의 태양 하나 밖에 없다.

 

또 참다운 권위나 힘의 근원도 이 태양뿐이다.지옥의 불빛(자연계의 태양)은 영계에 있어서는 이와 같은 힘을 전혀 갖지 못하고 있다.영계의 영과 지옥계의 흉령의 차이도 결국 이들 영과 흉령이 두 개의 태양 중 어느 쪽의 빛을 받아들이는가에 따라 생기는 셈이다. 

 

 


              어떤 영계로 가는가

 

영계에는 상,중,하의 3세계가 있고,그 외에도 “지하의 영계”라고 할 수 있는 지옥계라는 세계가 있다는 것은 이미 말한 바 있다.영계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마당에 나는 마지막으로 사람들이 가장 큰 관심을 가지고 있는 문제에 대해서 말하기로 한다.우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인간계에서 우리의 생애와 죽은 뒤에 우리가 가야할 영계의 세계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 또 있다면 어떠한 관계가 있는가 하는 문제일 것이다.나는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관계가 있는가 하는 정도의 것이 아니라,인간 시절의 생애가 그대로 죽은 후에 그가 영원한 삶을 보내게 될 세계를 거의 결정해 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은 이미 종교의 가르침을 통해 귀가 아프도록 들은 것 또는 종교의 교의처럼 종교상의 한 방편이며 가공적인 것을 반복한다고 생각할 것이다.그러나 내가 말하는 것은 표면적으로는 비슷한 점이 있고, 또 결과에 있어서 종교에서 설교하는 것과 중첩되는 부분이 있을지 몰라도 종교에서 말하는 그것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것이다.이에 대해서 앞에서 지옥계를 소개할 때에 언급했으므로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으리라 믿는다.   

즉,종교가 말하는 요점은 그 교의에 맞는 생애를 올바르게 보내면 죽은 후에 그 보수로서 행복한 세계로 들어갈 수 있는 반면,그 종교의 교의에 어긋나는 잘못된 생활을 하면 그 벌로서 지옥에 떨어져 영원한 형벌을 받는다고 하는 것이다.

 

그러나 영계에서는 영들이 행복한 세계로 들어가는 것도 또 반대로 지옥계로 들어가는 것도 결코 인간계에서의 생애에 대한 보수나 벌로서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그것은 인간이었을 때의 생애에 있어서 영적인 내심(內心)이 영계의 어느 세계에 가장 알맞게 대응할 수 있는 상태였던가에 따라서 사후의 그의 영 스스로가 스스로의 의사에 의해서 자유로이 세계를 선택하는 것이다.

좀더 간단히 알기 쉽게 말한다면 다음과 같다.영계의 상 세계는 중 세계보다 밝은 빛으로 가득한 세계다.그러나 밝은 세계에서 살자면 인간의 경우로 따진다면 그의 눈이 그 빛에 견딜 수 있고,그 빛에 맞지 않아서는 안 된다.

만약 그의 눈이 그처럼 밝은 빛의 강도에 견딜 수 없는 것이라면 그는 좀더 어두운 세계를 스스로 선택하게 될 것이다.이와 마찬가지로 상 세계에서 살자면 영의 영적인 마음의 창,즉 영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창이 그만큼 열려 있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만일 중 세계나 하 세계의 영류에 알맞은 창을 가진 영이 상 세계로 들어간다면,그는 영류의 강도나 빛의 밝음에 견딜 수가 없어 고통을 느끼게 되고,따라서 영적인 영원한 생을 영위할 수 없게 된다.   

요컨대 영적인 영류의 창이 어느 정도로 열려 있는가에 따라서 그의 사후의 세계가 결정되는 것인데,바로 그 창의 개방 정도는 인간으로 말하면 생애를 통해 얼마나 영적인 마음의 창을 열고 살았는가에 따른 결과인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인간의 생애가 영적인 창을 활짝 연 생애이며,어떠한 생애가 창을 열지 않는 생애인가? 여기에 이르러선 누구나가 하나의 의문점에 부딪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것은 영이라든가 영적인 창이라든가,영적으로 눈이 뜬 인간의 생애라든가 하는 것은 어려운 말만 써서,영에 관한 것은 너무나 깊고 지나치게 높은 경지이므로 인간으로서는 감히 생각할 수도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일 것이다.그러나 내가 보는 바로서는 이러한 생각 자체가 이미 “곧바른 마음”을 잃어가는 사람들의 잘못된 감각인 것이다.

왜냐하면 인간은원래가 육체를 가진 물질계에서만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영계와 물질계의 양쪽에 속해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영적인 일을 생각한다는 것은 조금도 곤란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적으로 마음의 창이 열린 생애란 쉽게 말해서 영계의 질서를 알고,이에 유순하게 따르는 생애를 보낸다는 것이다.영계의 질서는 인간에게 유순한 마음만 있다면 그 존재를 느낄 수 있고,또 그 모습을 좀더 구체적으로 지성에 의해서 깨닫는다는 것도 전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살고 있는 자연계와 영계 사이는 상응의 이치에 따라 많은 사물에 있어 상응한 것이 있기 때문이다.인간계 즉 자연계에 있는 것은 그에 상응 하는 것이 영계에도 빠짐없이 있는 것이다.쉬운 예로 영 그 자체가 인간의 육체와 너무나도 닮은 존재,인간의 상응물(相應物)임은 이미 이제까지 설명으로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면 마음을 유순히 하고 자연계를 바라보자.새나 짐승 그리고 곤충들의 동물계,나무와 같은 식물계 등 모든 생명이 있는 존재는 불가사의한 자연의 질서를 따라 생활하고 있다.이 불가사의한 질서에 솔직히 감탄하고 그 질서에 순응해서 유순한 마음으로 생활하는 인간은 이미 그 마음속에 영계의 질서를 어느 정도 감지한 사람들이다.

 

영계의 질서가 자연계의 질서와 다른 점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질서라고 하는 불가사의한,인간적 사고를 초월한 통일적 세계라는 점에서는 아무것도 다를 바가 없다.이러한 질서를 가령 희미하게나마 자기의 마음속에 느끼고,이 질서에 따라 생애를 보내는 사람들은 영적인 마음의 창이 열려 있는 사람들이라할 수 있다.이들은 죽어서 영계에 들어가게 되면 즉시 영계의 질서의 진정한 뜻을 이해하고 이에 따른 영으로서의 생활을 실천하려고 한다.이런 사람들은 상 세계로 들어가는 사람들이다.

이에 비해 영으로서의 마음의 창이 그다지 열려 있지 않는 사람은 그 정도에 따라서 중 세계 또는 하 세계로 가게 되고,그 창이 전혀 열려 있지 않는 사람들은 영계의 빛을 견뎌내지를 못하기 때문에 지옥계로 가게 되는 것이다.

종교에서 말하는 교리는 그 교리가 진정한 것이라면 이를 따른다는 것은 곧 영적인 마음의 창을 여는 데에 필요한 요건이 된다.그러나 단지 그것만으로 마음의 창이 열리는 것은 아니다.가장 근본적인 것은 몇 번이나 말했듯이

“정직하고 솔직한 마음”인 것이다.

또 표면적,외면적, 세속적 지식이 영으로서의 마음의 창을 열게 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는 것이고,대개의 경우 그와는 반대로 마음의 창을 닫아버리는 일조차도 있다.나는 영계에서 인간계 시절에 학자,현인(賢人)으로서 숭앙받던 많은 사람들이 영적인 이성에 있어서는 사회적 지식이 없었던 사람보다도 오히려 뒤진 삶을 보내고 있는 것을 여러 번 보아왔다.

 

그것은 지식이나 학문을 영적인 마음의 창을 열기위한 방법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라,이와는 반대로 인간계를 살아가는 수단으로 이용했기 때문에 그들의 “곧바른 마음”을 잃음으로써 빚어진 결과라 하겠다.

 

 

3. 영계와 인간계와의 관계


 

 

 

              다시 태어난 병사

그 정령의 모습은 다른 정령들과 어딘지 모르게 다른 점이 있었다.그는 가까이에 있는 열 명 정도의 정령들과 약간 떨어져 서 있었고 또 그들과 어울리려고 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그들의 존재도 알아차리지 못한 것처럼 멍청하게 서 있었다.단지 이러한 태도만으로는 죽은지 아직 얼마 되지 않고 또 정령계에 익숙치 못한 정령으로서는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므로 별로 이상하다고 볼 것까지도 없을 것이다.사실 그는 며칠 전에 죽어서 정령계로 들어온 정령이었던 것이다.그가 매우 색다른 정령 이었다는 인상을 주게 된 이유는 다른 데 있었다. 

그는 방금 말한 것처럼 다른 정령들과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고,다른 정령들과 어울리려고도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그의 얼굴 표정은 자기 자신이 현재 어디에 와 있는지,또 자기 자신이 도대체 무엇이 되어 있는지,심지어는 자기가 살아 있는지 죽어 있는지도 모르고  어리둥절하고 있다는 것이 그의 태도로 보아 누구나 짐작 할 수 있을 정도였다.게다가 그의 불안스러운 표정으로 연달아 자기의 목 언저리를 문질러 보고는 깊은 생각에 잠기는 것이었다.새로운 정령에 대한 환영의 표시로 가까이에 있던 10명가량의 정령 중에서 한 정령이 그에게 말을 걸었다.

“당신은 어째서 다른 영들과 어울리지 않는가? 그리고 당신은 무엇을 그렇게도 골똘히 생각하고 있는가?”하지만 그는 이 말도 들리지 않는지 멍청히 서 있을 뿐, 조금도 반응이 없었다.그래서 선배격인 영은 또다시 같은 말을 되풀이 하여 물어 보았다. “당신은 어째서 다른 영들과 어울리지 않는가? 그리고 또 당신은....”그는 이번에도 대답하지 않았지만 누가 자기에게 말을 걸고 있다는 것은 알아차렸는지 다음과 같은 말을 혼자서 중얼 거렸다.

“나는 아직 살아 있는 건가? 나는 아직 죽지 않았단 말인가? 내가 정말 아직 살아 있단 말인가?”그는 연방 같은 말을 독백하듯 중얼거리다가 이윽고 자기소개를 하는 것이었다. 

그는 이승에 있을 때에 아시아에 있는 어떤 나라의 어떤 군인이었다.그리고 그 나라의 군인 중에서도 첫 손가락에 꼽히는 활의 명수였으므로 적장의 목숨을 빼앗을 임무를 띠고 다른 몇 사람의 궁수들과 함께 적군의 성 밑으로 몰래 잠입했다.그들은 적장의 저택 밖에서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들은 집 뒤에 있는 산 속에 숨었으며, 마치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어서 안심하고 잠복하고 있었다.그러나 그 방심이 그들의 실패의 원인이 되었다.갑자기 배후로부터 들이닥친 많은 적군에 의해서 몰살을 당했던 것이다.그는 목이 잘리어 죽은 기억이 있다고 했다.

그는 이야기를 마치자 다시 먼저와 같은 독백을 되풀이 하는 것이었다. “내가 살해된 기억은 분명한데, 그런데도 나는 죽었다는 느낌이 들지 않고 살아 있는 기분이야. 그 증거로 나는 이처럼 당신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소? 나는 정말 죽은 것인가? 아니면 꿈이란 말이요?”그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중얼거리면서 안절부절 자기의 목을 다시 만져 보곤 했다.

하지만 이 정령이 참으로 기묘하고 이상한 정령이라는 점에서,그 곳에 있던 10여 명의 정령들 사이에 오래도록 기억되고 있는 것은 그의 이러한 태도나 이야기 때문만은 아니었다.실은 그들 10여 명의 정령들은 그 후 군인이었던 그 정령을 아무도 만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정령계나 영계는 이미 이야기 한 것처럼 무한하게 넓으므로 우연하게 만나게 되는 일이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앞에서도 말한 바와 같이 정령계이건 영계인건 영들은 타인에 대하여 만나고 싶다는 마음만 먹으면 상대방 영이 즉시 눈앞에 나타나게 마련인 것이다.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들 10여 명의 정령들은 어찌된 영문인지 그들에게 이상한 인상을 주었던 그 병사의 정령을 만나고 싶었는데도 아무도 그를 만나지 못했던 것이다.이것은 영계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이 이상한 일에 관한 진상은 나는 수년이 지난 후 우연한 기회에 이승에서 알게 되었다.그 진상이란 아시아 여러 나라 사이를 왕래하고 있는 상선의 한 선원에 의해서 알려진 것이다.당시 세상에 퍼진 이상한 이야기로 아시아의 어떤 나라의 어린아이에 관한 소문이 파다했다.

이 어린 아이는 겨우 세 살 밖에 되지 않았지만 아직 한번도 가 본적이 없는 멀고 먼 외국의 거리를 자세하게 설명할 뿐 아니라, 자기는 그 외국의 거리에서 3년 전까지 살고 있던 사람이었으며,이제 다시 태어난 아이라고 말한 것이다.그리고 자신은 군인이었으며,그 나라에서 첫째가는 활의 명수였다는 것과 적국의 성 밑으로 숨어들어가 적장의 생명을 노리고 있을 때, 뜻밖의 습격을 받아 적군에게 목이 잘리어 죽었다는 것,그리고 전생에서의 이름까지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이 아이는 자기의 목에 있는 상처는 전생에서 목이 잘리어 죽었기 때문에 난 상처라고 하면서 목덜미를 보여 주는 것이었다. (이 어린아이는 태어날 때부터 목에 상처의 흔적이 있었고,그의 부모는 그것을 이상히 여기고 있었다.)

어린아이의 이야기라 세상 사람들이 반신반의한 것도 무리는 아니지만,이러한 소문을 듣고 찾아온 그 나라의 상인에 의해서, 이 어린아이의 이야기가 사실이라는 것이 증명되자 사람들의 놀라움은 절정에 달했다.더구나 이 어린아이는 그를 찾아온 상인과, 배운 일도 없는 전생에 살았던 나라의 말로 자유자재로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한다.

나도 이 이야기를 듣고는 그 이상한 정령에 관한 일도 있고 해서 이상야릇한 흥분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역시 그는 정령계에 단 며칠 동안만 머물렀을 뿐 인간계로 다시 태어난 것이었음이 분명했다.그렇다면 이 정령을 다른 10여 명의 정령들이 만나고자 했어도 이후 다시 만날 수 없었던 이유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이 이야기에는 지금의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몇 가지 문제가 있다.그것은 다시 태어난 것이 사실이라 치더라도,어떻게 그 어린아이가 그렇게까지 자세하게 전생에 관한 일을 기억하고 있었느냐 하는 점이다.왜냐하면 정령이 되었을 때 오래도록 남은 기억은 현세에 관한 한 영적인 마음의 가장 깊은 곳까지 달한, 그러면서도 개략적인 것만이 기억에 남는 법이기 때문이다.이 점은 나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것이지만,혹 어떠한 사정에 의해서 이러한 일도 있는 모양이다.

<역자 주> 미국 심령조사협회의 환생(還生)에 관한 최근의 보고서에는 약 200건의 예를 엄밀한 증거 조사에 의해서 검토하고,그 결론으로 “전생의 죽음의 폭사(爆死)와 같은 돌발적인 죽음일 경우에는 아마도 전생에 대한 기억이 남는 모양이다.”라고 “환생의 법칙”을 설명하고 있다. 그것을 이 이야기에 비추어 보면 매우 흥미 있는 일이다. 

 

 

              되살아난 처녀

 

죽은 지 몇 시간이 지난 후, 힐다는 침대 위에 눕혀 있는 자신의 시체(屍體)안에서 자기가 조용히 눈을 뜨고 있음을 알았다. 이것은 물론 이승에 있었을 때의 힐다라는 이름의 그 처녀가 느낀 것이 아니다. 그 육체 안에 있던 힐다의 영이 눈을 뜨고 영으로서의 생애를 시작하려고 했던 것이다. 이윽고 그녀의 영은 자기 주위에 자기 주위에 지금까지는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세계가 새로 열리고, 다음에는 두 인도의 영이 그녀의 시체 머리맡에 와서 조용히 앉아있음을 알았다.

그녀의 영은 시체 안에서 서서히 일어나 인도령(引渡靈) 쪽으로 얼굴을 돌리고 앉았다.사자(死者)의 영과 인도하는 영 사이에 상념의 교류가 시작되려는 참이었다.인도령 중의 하나는 힐다의 얼굴을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이제 정령이 되었으니 인간이 아니오. 당신은 지금부터 나의 물음에 대답하시오.”힐다의 영은 처음 보는 이 영의 말을 듣고 자기 귀를 의심했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 했다.

나는 얼마 전에 죽었는데,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니 웬일인가?-----

하지만 인도령의 말에는 힐다의 영에게 반문이 허락되지 않는 위엄이 담겨 있었다.힐다의 영은 의문을 느끼면서도 잠자코 고개를 끄덕였다.

인도령은 말했다. “당신은 인간 육체 안에 몇 년이나 있었소?”

“약20여 년 됩니다.”힐다의 영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의 육체는 어째서 죽었으며,그 원인은 무엇이오?”인도령은 계속 질문을 던졌다.

하지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힐다의 영으로서는 몹시 난처했다.그것은 인간으로서의 그녀의 죽음이 너무나도 갑작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기도 하다.하지만 힐다의 영은 그 답을 찾으려고 고심했다. “나는 지금 그것을 곰곰이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어쩌면 지금 당장엔 그것을 알지 못할 것 같습니다.”

두 인도령은 이 대답을 듣자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이 두 영의 얼굴에는 이상한 대답도 다 듣겠구나 하는 놀라운 표정이 역력히 떠오르는 것을 힐다의 영은 눈치 채지 못했다.힐다의 영은 인도령의 질문에 맞는 대답을 찾으려고 그녀의 뒤에 있는 인간 힐다의 시체를 돌아보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러나 영이 된 힐다에게 이승에서의 존재였던 인간 힐다의 시체가 보일 까닭이 없었다.

영으로 된 힐다는 자기가 얼마동안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고 애썼는지는 알지 못했다.그것은 힐다의 영이 갑작스런 공포와 함께 제 정신이 들 때까지 자기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조차 몰랐기 때문이다.영체의 힐다는 너무나도 두려운 나머지 하마터면 큰 소리를 지를 뻔했다.그녀(힐다의 영)는 공포에 질려 괴로워하면서 겨우 중얼거리듯이 이렇게 말했다.   

“내 몸 안에 인간 힐다의 육체가 들어오는 것 같아요.내 눈은 내 몸 속에 힐다의 육체가 보인답니다.저 육체.”힐다의 영은 여기까지 말하고는 목이 메어 말문이 막혔다.

두 영은 힐다의 영이 하는 말을 듣자 눈을 휘둥그렇게 뜨고 힐다의 영 이상으로 몹시 놀란 표정을 지었다.그들에게도 힐다의 영 안에 인간 힐다의 육체가 들어온 것이 보였기 때문이다.두 인도령은 흥분을 가라앉히면서 힐다의 영에게 황급히 명령 했다.

“당신은 인간이었을 때의 육체로 돌아가서 육체의 지배를 계속할 것이오.당신을 정령계로 데리고 간다는 것은 우리들로서도 바람직스럽지 않소.”힐다의 영에게는 이 소리가 하늘에서 수천 개의 천둥이 한꺼번에 울리는 것과 같은 큰 소리로 들렸다.

인간의 육체가 죽으면 그 안에서 정령이 눈뜨고 이 정령은 영계로부터 온 인도령과의 상념의 교환을 한 다음에 정령계로 인도된다는 것은 이미 언급한 바와 같다.그러나 이 상념의 교류를 하는 동안에 매우 드문 일이지만 인도하는 영이  사자의 영을 정령계로 데리고 갈 생각은 하지 않고 계속 육체에 머물러 육체를 지배하도록 명령하는 경우가 있다.

왜냐하면 인도하는 영이 무엇인가의 이유로 말미암아 아직 사람의 영을 정령계로 안내하는 것은 시기가 이르다고 판단했을 경우이다.이러한 때에는 힐다의 영의 경우처럼 대개는 영의 몸으로 사자의 육체가 스며드는 현상이 일어나며,사자의 영은 그 들어오는 육체를 영으로서의 눈으로 보는 경우가 있다.

죽은 사람이 되살아난다는 현상은 가끔 일어나는 현상이다.그런데 그것은 내가 지금 소개한 것과 같은 경우에 일어나는 것이다.힐다가 인간으로서 되살아나 세상 사람들을 놀라게 하고 또 가족들을 기쁘게 했다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증발의 수수께끼와 그 진상

 

우리는 가끔 증발이라는 불가사의한 일에 직면하여 당황해 하는 일이 있다.즉 감쪽같이 사라져 행방을 감추는 현상을 우리 주변에서 가끔 볼 수 있다.어느 날 갑자기 그 때까지 평범한 일상생활을 해왔고 사람들과도 아무 탈 없이 사귀어 오던 사람이 마치 기체처럼 증발해서 사라져 버려 영구토록 행방을 감추는 현상을 볼 수 있다.그 사람의 그 때까지의 행적, 성격, 환경 등 어는 것이나 어느 모로 보더라도 원인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증발이라는 말을 쓰게 되는 것이다.

이 현상에 다음 두 가지의 경우가 있다.가령 산이나 들에서 길을 잃어 인가를 찾지 못한 채 사람들의 눈에 뜨이지 않는 곳에서 죽어 버리는 경우처럼 일반적인 상식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이 있는가하면,이와는 달리 영계와의 관련성 때문에 발생하여 그야말로 증발이라는 표현도 알맞은 사건도 상당히 많다.나는 이 두 가지의 전형적인 경우를 들어 설명하기로 한다.

전자의 경우는 살아 있는 채로 정령에게 이끌리어 인간으로서 자신을 의식 못하는 사이에 으슥한 장소로 끌려가 그곳에서 죽는다는,표면적으로 해석한다면 지금 내가 예를 든 길을 잃은 경우와 꼭 같은 결과를 빚어내는 현상이다.이런 경우,겉으로는 마치 길을 잃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길을 찾을 수 없는 곳에서 숨진 것처럼 해석을 하지만 사실은 전혀 사정이 다른 것이다.

이런 경우는 앞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죽음의 상태”에서 정령과 어울려 이승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이때에 그의 눈은 이승의 세계를 보지 못하고 길도 물론 보지 못한다.그는 정령과 이야기라도 나누면서 자신의 정령으로서의 눈으로 정령계의 경치를 머리에 그리면서 길을 거닐고 있는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이승의 땅을 육체로 걸어가고 있지만 그의 마음은 이승이 아닌 다른 세계를 걸어가고 있는 것이다.육체를 가진 인간으로서의 그는 바로 이 때 “죽어있다”고 말하는 것이 옳다.다만 발로만 이승의 땅을 밟아 움직이고 있을 따름이다.

이러한 상태에 빠져 있을 때의 인간은 지금 걷고 있는 곳이 이승의 어디이든지간에 전혀 아랑곳없이 몽유병 환자처럼 걷고 있는 것이다.그의 육체의 감각은 죽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멀어도 또 며칠을 걷더라도 피로하다는 따위의 “육체적 감각”은 전혀 느끼질 않는다.이런 상태에서 그의 육체는 사람들에게 절대로 발견되지 않는 산이나 들 또는 바다로 들어가 그 길로 죽음을 맞이한다.이것이 증발 현상의 첫 번째이다.

나는 실제로 정령에게 인도되어 가는 이러한 사람을 본 적이 있다.그 때 그의 육체 속에는 그 자신의 정령의 모습이 내 눈에도 보였다.그는 다른 정령과 함께 이승의 길을 걷고 있었는데 이윽고 높은 절벽에 도달했다.그런데도 불구하고 그의 육체는 아랑곳없다는 듯이 발길을 돌릴 생각도 없이 곧장 걷고 있었다.

 

그의 눈(정령으로서의 그의 눈을 말한다)은 절벽이 아니라 마치 평지라도 보듯이 그 공간에 전혀 이승의 것이 아닌 다른 것을 보고 있었음에 틀림없다.절벽 끝에서 한 걸음 발을 디뎠을 때,육체를 가진 인간 자체는 당연히 절벽 아래로 떨어져 숨졌다.그러나 정령으로서 그는 곧장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공중의 길을 전진한 것이다.

다음에 두 번째 현상으로서 같은 하나의 육체 속에 두 영이 드나드는 경우가 있다.이것 역시 “죽음의 상태”에서 일어난다는 점은 같으나,죽음의 상태에서 영으로 눈뜬 그의 영적인 감응을 알고 찾아온 다른 영이 그냥 눌러 앉아서 육체의 주인공이었던 먼저의 영을 쫓아내는 경우이다.

 

이러한 때에 영이 교체되는 방법에는 몇 가지의 경우가 있어 일정치 않다.그러나 어째든 교체된 영은 이 육체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다.이리하여 먼저의 인간은 전혀 다른 인간이 되어 버리므로 먼저의 주인공이 영위했던 생활로는 이미 돌아갈 수가 없다.이로 말미암아 앞서 말한 인간 시절에 살고 있던 고장도 그에게는 기억할 수가 없게 되며 또 그 기억을 간직할 필요조차도 없는 것이다.

이 나중에 들어와서 눌러 앉은 영과 육체와의 일치가 순조로우면 그 인간은 같은 육체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다른 별개의 인격체로서 이후의 생애를 전과는 전혀 다른 장소에서 보내게 된다.이것이 증발의 두 번째 경우인 것이다.이 세상에서 말하는 증발에는 단순히 길을 잃고 행방불명이 된 경우와,방금 설명한 두 종류의 경우처럼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하나하나가 과연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가를 알아내기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역자 주> 증발된 것은 아니지만 하나의 육체를 둘 이상의 영이 공유(共有)한 예로서 가장 유명한 것은 세계에 가장 널리 알려진 셀리.비이참 이라는 처녀의 이야기가 있다.흥미를 끄는 이야기 이므로 소개하기로 한다.단 전 세계 연구가들 사이에도 “영의 교체”를 사실로서 인정을 하고 있기는 하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사실을 인정 했을 뿐, 본 항에서 기록한 것처럼 영계의 입장에 서서 “죽음의 상태에서 영의 교체”라고까지 설파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이러한 영역에서는 아마 스웨덴보르그를 빼 놓고는 감히 상상 조차 못했을 것이다.

1898년에 미국에 사는 크리스티느.비이참 이라고 하는 아주 내성적이고 얌전한 처녀에게,난데없이 명랑하고 쾌활한 성격이 나타나기 시작했다.이 새로운 인격은 크리스티느에 관한 것은 잘 알고 있었지만,이 새로운 인격은 크리스티느와 똑같은 육체를 공유하고 있으나,자기와 크리스티느와 전연 다른 인격이며,자신의 이름은 셀리이고 크리스티느는 애당초 다른 사람이라고 막무가내 우겨댔다.그러나 크리스티느라는 인격은 셀리에 관해서 전혀 모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 “두 인격”의 성질은 분명히 셀리가 주장한 데로 완전히 “별개의 인간”이었다.

셀리가 육체를 지배하고 있는 동안에는 이 육체는 셀리의 성격대로 행동하였고,셀리 대신 크리스티느가 눈을 뜨면 크리스티느는 셀리가 행동을 취했던 일은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일은 크리스티느의 주치의로 있는 프린스 박사가 “한 사람이면서도 두 사람인 처녀”에 관하여 몇 가지의 실례를 들어 학계에 소개함으로써 미국의 심리. 심령학회에 큰 파문을 던졌고,동시에 이 처녀의 사건은 전 세계의 화제를 독차지 하게 되었다.

그런데 이 “한 사람이면서 두 사람인 처녀”는 얼마 안가서 “한 사람이면서 세 사람의 처녀”가 되어 세상을 더욱 놀라게 했다. 그것은 크리스티느와 셀리 말고도 이름을 대지 않는 또 하나의 전혀 다른 성격의 처녀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이 처녀까지 합치면 한 육체를 세 사람이 공유한 셈이 된다. 세 번째 소녀를 T라고 가정하고 이 “세 소녀”의 행적이 어떠했던가를 예를 들어 소개한다.

크리스티느는 취직을 하려고 뉴우요오크로 가는 기차를 탔다.그러나 도중에 크리스티느는 셀리로 변해 버렸다. 셀리는 뉴우오요크로 갈 생각이 없었기 때문에 도중에서 기차를 내려 그 고장의 식당에 취직했다.셀리는 이 식당에서 한 동안 일하고 있었는데,어느 날 셀리가 아닌 T로 변했다.T는 식당을 그만두고 봉급을 받아 쥐자 보스턴으로 갔다.그런데 이번에는 다시 셀리로 돌변하여 보스턴에서 아파아트에 세들었다.이 아파아트에 살고 있는 동안에 본래의 크리스티느가 눈을 떴다.크리스티느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보스턴에서,게다가 자기가 알지도 못하는 방에 와 있을 알고 깜짝 놀랐다.

도무지 만들어낸 이야기가 아니면 환상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이지만,이것은 전부 사실이었다.이 이야기의 해석을 둘러싸고 심리학자.심령연구가 사이에 큰 논쟁이 벌어 졌으나,셀리나 T는  크리스티느와는 전혀 다른 별개의 영적인 존재라는 설도 주장된바 있다.

 

 

 

출처 : 성공최면심리 행복한 마음여행
글쓴이 : mindmov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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