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새벽을 여는 강연
‘새벽을 여는 강연'은 "좋은 사람이 좋은 세상을 만듭니다"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는 한국인간개발연구원(KHDI)의 조찬강연을 지상중계하는 코너입니다. KHDI가 지난 33년 동안 매주 목요일 오전 7시에 1542회(금주 기준)나 진행해 온 조찬강연은 국내 최다 회수를 기록하며 최고 권위의 강연회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지난 3월 27일 롯데호텔 2층 에메랄드룸에서 전미옥 CMI연구소 대표가 ‘마음을 얻는 리더의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정리한 이 기사가 독자들의 교양 쌓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인간개발연구원 장만기 회장 / 양병무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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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에는 말 못하는 사람이 없다. 도리어 말과 글이 넘친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말하기에 애를 먹고 누군가와 소통하는 데 심각한 문제를 겪는다. 제대로 소통이 되지 않아 오해와 갈등도 빈번하게 생긴다. 여러분의 말은 ‘성공’을 부르는가, 아니면 ‘실패’를 부르는가? 결국 모든 관계에서 가장 크게 부각되는 일은 커뮤니케이션이다. 특히 사람과 소통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갖추는 것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기업과 조직의 리더들에게 절실하게 요구되는 화두이다. 리더십이란 커뮤니케이션이고, 커뮤니케이션은 설득이기 때문이다. 모든 일은 말과 글로 시작해서 말과 글로 끝난다. 말하기와 듣기가 얼마나 중요한 능력인지 알아야 한다. 현대인에게 ‘성공의 언어’를 사용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커뮤니케이션 전도사’로 불리는 전미옥 CMI연구소 대표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언급하는 것으로 강연의 서막을 열었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어떻게 키울 것인가? 전 대표는 역사상 자기 분야에서 한 획을 그은 리더들을 통해서 배울 것을 권한다. 그들이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하고, 행동하게 이끌었는지 살펴보면 방법이 보인다는 것이다.
“소통의 의미를 아는 진정한 리더는 알고 있다. 말 한 마디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그것을 ‘공감 능력’이라고 부른다.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듯이, 가슴으로 듣고 마음으로 대화할 때 우리는 ‘타인과 소통하는 최상급의 감정’인 공감 능력의 수준에 도달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앨버트 매러비안 교수는 <침묵의 메시지>에서 리더가 가슴에 새겨야 할 의미 있는 조사 결과를 내놓은 적이 있다. 사람들이 상대방에게 소통하거나 메시지를 전달할 때 언어적 요소가 주는 영향은 고작 7%에 불과하지만 비언어적 요소는 무려 93%에 이른다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이것을 좀더 상세히 살펴보면 말하는 사람의 외모, 표정, 태도가 55%, 어떻게 말하는가가 38%, 말의 내용이 7%이다.”
오프라 윈프리와 징기스칸의 ‘공감’
전 대표는 정서적 공감을 통한 커뮤니케이션의 위력을 누구보다 강하게 보여준 첫 번째 인물로 오프라 윈프리를 꼽았다. 실제로 오프라는 상대방의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다? “〈?탁월한 소통의 기법을 지녔다. 흑인 소녀, 가난한 집안, 뚱뚱한 외모 , 마약 중독자 등의 불행한 과거를 이겨낸 그녀는 누구와도 쉽게 포옹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승리자가 됐다.
“오프라가 유명해진 것은 결코 말을 많이 했기 때문이 아니다. 도리어 방송에 출연한 사람이 편안하게 더 많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이다. 그녀는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고, 고개를 끄덕이고, 질문을 던졌다. 이야기를 나누다가 재미있으면 웃고, 슬프면 함께 울었으며, 마지막에는 포옹했다. 한 여성이 성폭력 체험을 이야기하며 괴로워하자 자신도 그런 일을 당한 적이 있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기도 했다. 사람들은 가슴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녀에게서 공평하고 따뜻한 이미지를 읽을 수 있었고, 이렇게 외치기 시작했다. ‘오프라, 당신이라면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오프라 윈프리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은 공감을 넘어 마음의 상처를 보듬는 치유의 단계까지 도달한 것이다.”
귀를 기울일 줄 알았던 징기스칸도 공감의 리더십을 실천했던 인물이다. 징기스칸은 “내 귀가 나를 가르쳤다”고 말했다. 글자를 쓸 줄도 읽을 줄도 몰랐지만 경청을 통해 현명해진 징기스칸은 늘 귀를 열어두? ? 누구 말이든 세심하게 들었던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의 고수였던 것이다. ‘우선 적게 말하라’와 ‘듣지 않고는 결정하지 마라’가 그의 생활 철칙이었다.
“공감 능력을 키우려면 상대방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 사실 커뮤니케이션은 생각보다 복잡한 공정이다. 되도록 많은 사람을 대변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쪽으로 원칙을 세우고 조정해 나가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래야만 커뮤니케이션이 한결 수월해진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진심으로 공감하면 상대방도 내 이야기를 경청한다. 그런 점에서 대화할 때 다음과 같은 전략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 중간 중간에 짧은 질문을 던져라. 말을 끊지 말고 추임새를 넣어라. 공감을 표시할 때는 타이밍을 놓치지 마라. 메모하며 깊은 관심을 표현하라. 위대한 커뮤니케이션의 조건 중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또 하나 있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말’도 있거니와, 칭찬이 바로 그것이다.”
전 대표는 칭찬의 미덕을 실천한 대표적 리더로 스타벅스 창업자인 하워드 슐츠를 꼽았다. ‘커피가 아니라 문화를 판다’는 슬로건으로 유명한 스타벅스는 경영진-종업원-고객으로 이어지는 최상의 커뮤니케이션을 자랑하는 기업이다. 고객을 불러 모은 스타벅스의 수많은 아이디어는 직원에게서 나왔는데, ? 瀏??창의성의 원천은 다름 아닌 칭찬이었던 것이다.
“원활한 소통을 꿈꾸는 리더라면 쓸데없는 권위, 구태의연한 형식, ‘리더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과감히 버려야 한다. 그렇게 마음이 열릴 때 리더의 새로운 미션인 유머가 터져 나올 수 있는데, 위대한 리더는 늘 즐겁고 행복하다. 영국 총리 처칠이 30분 늦게 의회에 참석하자 정적들이 ‘늦잠 자는 게으른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처칠이 이렇게 답했다. ‘예쁜 부인과 살면 일찍 일어날 수가 없습니다.’ 미국 대통령 루즈벨트와 정상회담을 가졌을 때의 일화도 유명하다. 처칠이 호텔에서 목욕을 마친 뒤 수건을 두르고 거실로 나왔는데, 갑자기 루즈벨트가 찾아왔다. 당황한 처칠이 수건을 떨어뜨리는 바람에 알몸이 되고 말았다. 난처해진 처칠은 ‘영국 수상은 미국 대통령에게 아무것도 감추는 것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처칠은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 만큼 뛰어난 문필가이자 웅변가였다. 특히 그의 재치 넘치는 즉흥 연설은 아주 유명했는데, 사실 그것은 엄청난 준비와 노력의 산물이었다. 어느 만찬회에 참석한 처칠이 한동안 차에서 내리지 않자 운전기사가 이유? ?물었다. 처칠은 “잠깐 기다리게. 즉흥 연설을 해달라는데 무슨 말을 할? ?아직 정리가 되지 않았네”라고 답했다.
“처칠의 일화에서 알 수 있듯이 리더는 ‘스토리텔러(storyteller)’가 돼야 한다. 실제로 현대사회의 조직과 시장이 원하는 것은 ‘감성적 리더’와 ‘이야기가 있는 상품’이다. 1991년 일본의 아오모리현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당시 심한 태풍으로 과수원에서 키우던 사과의 90%가 땅에 떨어지는 피해를 입었다. 낙심에 빠져 있던 주민들은 발상을 전환해 재기에 도전했다. 남은 10%의 사과에 ‘합격 사과’라는 브랜드를 붙여서 입시철을 앞두고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자식들이 시험에 떨어지지 않고 합격하기를 바라는 부모들이 태풍에도 살아남은 이 사과를 경쟁적으로 구입하면서 ‘대박’이 났다. 이렇게 ‘스토리’를 활용하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추상적인 관념도 누구나 이해하기 쉽게 만들 수 있다.”
카이사르와 빌리 브란트의 ‘심플’
전 대표는 진정한 리더라면 ‘심플한 메시지의 파워’도 읽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교가 20분을 넘어가면 죄인도 구원받기를 포기해버린다”는 마크 트웨인의 위트 섞인 지적에서 알 ? ?있듯이, 짧고 쉽게 말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의 기본이다. 장황하고 복잡한 설명보다 단 한 장의 약도나 도표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주사위는 던져졌다’, ‘왔노라, 보았노라, 이겼노라’ 등의 짧고 굵은 명언을 남긴 카이사르는 심플한 메시지의 파워를 제대로 읽었던 리더라고 할 수 있다. 로마군이 적군에게 거의 전멸될 위기에 놓였다가 가까스로 승리한 뒤에도 카이사르는 ‘적군에게는 기뻐할 일이 사라졌고, 아군에게는 슬퍼할 일이 사라졌다’는, 너무나 단순해서 오히려 강렬한 인상을 주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때로는 한 가지 행동에 백 가지 신뢰를 담을 수도 있다. 독일 총리 빌리 브란트가 1970년 폴란드를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나치 희생자 기념관에 도착한 브란트는 비에 젖은 차가운 바닥에 털썩 무릎을 꿇었고, 그의 눈에서는 뜨거운 참회의 눈물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은 폴란드 국민이 마음의 문을 여는 계기가 됐다.”
여의도통신=정지환 기자 ssal@ytongsin.com
전미옥 대표의 이력서
▲C M I 연구소 대표
▲(사)한국사보협회 부회? ?BR>▲부천시 홍보 자문위원
▲사회복지공동모금회(사랑의 열매) 홍보? 薇?㎰?BR>▲한국장애인재활협회 홍보자문위원
▲한국원자력문화재단 편집자문위원
▲한국경제신문 HiCEO 기획위원, ‘CEO커뮤니케이션’ 전임강사, 한국경제신문 한경닷컴 칼럼니스트
▲서울경제신문 <어린이서울경제> 편집장
저서: <위대한 리더처럼 말하라>, <팀장 브랜드>, <쓰기 비법열전>, <일하면서 책쓰기>, <I am Brand>, <성공하는 여성의 자기경영노트>, <성공하는 여자에겐 이유가 있다> 외 다수
수상: 한경닷컴 올해의 칼럼니스트상, 여성가족부 멘토링–우수멘토 여성가족부 장관상, 대한민국 기업커뮤니케이션대상 문화관광부 장관상